Absinthe

发行时间:2009-03-24
发行公司:CJ E&M
简介:  본 데뷔작 《압생트》의 주인공인 여성 뮤지션 루네(Lune)는 록 밴드 허클베리 핀(Huckleberry Finn)의 콘서트를 통해 여러 번 소개되었던 기대주다. 허클베리 핀이 소속된 레이블 [Sha]에서 소개하는 이 솔로 아티스트는 안정되면서도 독특한 음색의 가창과 건반 연주로 무대마다 깊은 인상을 남겨왔다. 그 때 받은 개인적 느낌은 ‘지독히도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있는 뮤지션’이라는 것이었다.그래서 필연적으로, ‘싱어 송라이터’라는 정의의 되새김질이 필요했다. 싱어 송라이터라 함은 문자 그대로, 직접 곡을 만들고 노래하는 뮤지션을 말한다. 하지만 음악적인 의미망을 좀 더 국한하면 특정한 음악적 성향을 지시하는 용어로 통용된다. 포크와 팝, 록 등의 다채로운 음악적 바탕에 개인적인 성찰과 내면적 응시를 가사로 담아냄으로써 진실한 자아를 표현하려는 스타일인 것이다. 여기에 ‘누구와도 구분되는 목소리의 개별성’이 더해지면 금상첨화인데, 루네의 음악은 이런 면에서 싱어 송라이터의 전범을 구현하고 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니다.여러 싱어 송라이터 선배들이 그러했듯, 또한 직접적으로는 허클베리 핀의 리더 이기용이 솔로 프로젝트 스왈로우(Swallow)로 들려줬듯, 루네는 ‘음악에 자기 자신을 이입’하는 것으로 ‘타자와 소통하려’는 역설적 관계를 완성한다. 그리고 이 순간, 뮤지션과 듣는 이들 간의 필연적 간극이 좁혀지면서 결국 동화된다는 싱어 송라이터의 전통적 감상론의 맥을 잇는다. 이를테면 싱어 송라이터 루네의 음악은 거울 이미지의 음악적 대체물인 셈이다.물론 어떤 장르의 음악이건 일정부분의 동화현상은 불가피하다. 록 음악을 들으며 허공에 대고 기타를 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대표적일 것이다. 그러나 루네의 음악은 그 수위가 좀 남다르다. 아마도 이 음악을 듣는 팬들은 가사를 곱씹으며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끼게 될 확률이 높다. 그만큼 농도 짙은 내면적 성찰이 전편을 흐르고 있기에 루네가 그려놓은 소리의 미로에서 빠져나가기가 그리 쉽지 않다.루네의 장기인 건반 사운드로 잔잔하게 시작하는 첫 싱글 ‘유리날개’가 대표적이다. 이 곡은 루네 음악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증명해준다. 모든 소리들은 낮게 포복하고, 비록 그것이 음계 상으로는 높다 하더라도 정서적 근원에는 그늘이 드리워져있음을 이 단 한 곡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앨범 타이틀인 ‘압생트’에서는 그늘이라는 단어가 몇 차례나 반복된다. 음악을 듣지 않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을 위해 굳이 해외의 롤 모델을 거론한다면, 토리 에이모스(Tori Amos)나 피제이 하비(PJ Harvey), 혹은 뷰욕(Bjork)의 잔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루네가 드려놓은 이 그늘은 서늘하면서도 매력적인 루네만의 그늘이다. 보이스 컬러가 돋보이는 《Alterego》나 몽환적인 분위기를 강조한 ‘He Sells Me’에서도 해맑아서 대책 없는 무한 긍정과는 대척점에 위치한 매혹적 부정을 만날 수 있다. 치명적인 독주로 알려진 압생트가 주당들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아왔듯이 말이다. 헌데 이 부정은 부정(不正)이 아닌 부정(不定)이라는 점에서 또한 다른데, 자신과 듣는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고 자유로운 시선으로 세계와 내면을 두루 관찰한 뒤 토해낸 음악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듣는 이들이 루네의 음악이 묘사하고 있는 주제를 ‘마이 스토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루네의 이번 데뷔작 [압생트]의 전체적인 주제는 굳이 정의하자면 ‘환멸 속의 그리움’일 것이다. 루네는 ‘돌아갈 수 없는 거리’라는 가사가 직관적으로 전달되는 ‘Never More’를 비롯한 전곡에서 떠나간 것들에 대한 모순적인 감정을 표출한다. 누구나 나이를 먹으면 느끼듯, 한때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현실은 때로 낭만적인 추억의 재료가 되고, 한때 아름다웠던 것들은 현재라는 악몽 속에서 흐릿한 원경(遠景)으로만 흔적을 남긴다. ‘흩어진 추억들 내게로 오겠지’라는 ‘The Memory of Nobody’의 노랫말이 말해주듯이.이 모두가 시간 속에서 흘러가는 것임을 깨달은 루네는 본 데뷔작 [압생트]를 통해 자신이 느낀 세상의 그늘들을 노래하고 있다. 이 그늘로 모여들 사람들이 수많은 대중이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매혹되면 그 어디에서도 얻기 힘든 깊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보너스도 있다. 적어도 이 그늘 아래에서, 시간은 더딘 속도로 낮게 포복한다. 마치 루네의 음악처럼. [압생트]는 우리가 루네라는 싱어 송라이터의 음악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게 거의 없을 정로 훌륭한 데뷔작이다.
  본 데뷔작 《압생트》의 주인공인 여성 뮤지션 루네(Lune)는 록 밴드 허클베리 핀(Huckleberry Finn)의 콘서트를 통해 여러 번 소개되었던 기대주다. 허클베리 핀이 소속된 레이블 [Sha]에서 소개하는 이 솔로 아티스트는 안정되면서도 독특한 음색의 가창과 건반 연주로 무대마다 깊은 인상을 남겨왔다. 그 때 받은 개인적 느낌은 ‘지독히도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있는 뮤지션’이라는 것이었다.그래서 필연적으로, ‘싱어 송라이터’라는 정의의 되새김질이 필요했다. 싱어 송라이터라 함은 문자 그대로, 직접 곡을 만들고 노래하는 뮤지션을 말한다. 하지만 음악적인 의미망을 좀 더 국한하면 특정한 음악적 성향을 지시하는 용어로 통용된다. 포크와 팝, 록 등의 다채로운 음악적 바탕에 개인적인 성찰과 내면적 응시를 가사로 담아냄으로써 진실한 자아를 표현하려는 스타일인 것이다. 여기에 ‘누구와도 구분되는 목소리의 개별성’이 더해지면 금상첨화인데, 루네의 음악은 이런 면에서 싱어 송라이터의 전범을 구현하고 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니다.여러 싱어 송라이터 선배들이 그러했듯, 또한 직접적으로는 허클베리 핀의 리더 이기용이 솔로 프로젝트 스왈로우(Swallow)로 들려줬듯, 루네는 ‘음악에 자기 자신을 이입’하는 것으로 ‘타자와 소통하려’는 역설적 관계를 완성한다. 그리고 이 순간, 뮤지션과 듣는 이들 간의 필연적 간극이 좁혀지면서 결국 동화된다는 싱어 송라이터의 전통적 감상론의 맥을 잇는다. 이를테면 싱어 송라이터 루네의 음악은 거울 이미지의 음악적 대체물인 셈이다.물론 어떤 장르의 음악이건 일정부분의 동화현상은 불가피하다. 록 음악을 들으며 허공에 대고 기타를 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대표적일 것이다. 그러나 루네의 음악은 그 수위가 좀 남다르다. 아마도 이 음악을 듣는 팬들은 가사를 곱씹으며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끼게 될 확률이 높다. 그만큼 농도 짙은 내면적 성찰이 전편을 흐르고 있기에 루네가 그려놓은 소리의 미로에서 빠져나가기가 그리 쉽지 않다.루네의 장기인 건반 사운드로 잔잔하게 시작하는 첫 싱글 ‘유리날개’가 대표적이다. 이 곡은 루네 음악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증명해준다. 모든 소리들은 낮게 포복하고, 비록 그것이 음계 상으로는 높다 하더라도 정서적 근원에는 그늘이 드리워져있음을 이 단 한 곡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앨범 타이틀인 ‘압생트’에서는 그늘이라는 단어가 몇 차례나 반복된다. 음악을 듣지 않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을 위해 굳이 해외의 롤 모델을 거론한다면, 토리 에이모스(Tori Amos)나 피제이 하비(PJ Harvey), 혹은 뷰욕(Bjork)의 잔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루네가 드려놓은 이 그늘은 서늘하면서도 매력적인 루네만의 그늘이다. 보이스 컬러가 돋보이는 《Alterego》나 몽환적인 분위기를 강조한 ‘He Sells Me’에서도 해맑아서 대책 없는 무한 긍정과는 대척점에 위치한 매혹적 부정을 만날 수 있다. 치명적인 독주로 알려진 압생트가 주당들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아왔듯이 말이다. 헌데 이 부정은 부정(不正)이 아닌 부정(不定)이라는 점에서 또한 다른데, 자신과 듣는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고 자유로운 시선으로 세계와 내면을 두루 관찰한 뒤 토해낸 음악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듣는 이들이 루네의 음악이 묘사하고 있는 주제를 ‘마이 스토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루네의 이번 데뷔작 [압생트]의 전체적인 주제는 굳이 정의하자면 ‘환멸 속의 그리움’일 것이다. 루네는 ‘돌아갈 수 없는 거리’라는 가사가 직관적으로 전달되는 ‘Never More’를 비롯한 전곡에서 떠나간 것들에 대한 모순적인 감정을 표출한다. 누구나 나이를 먹으면 느끼듯, 한때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현실은 때로 낭만적인 추억의 재료가 되고, 한때 아름다웠던 것들은 현재라는 악몽 속에서 흐릿한 원경(遠景)으로만 흔적을 남긴다. ‘흩어진 추억들 내게로 오겠지’라는 ‘The Memory of Nobody’의 노랫말이 말해주듯이.이 모두가 시간 속에서 흘러가는 것임을 깨달은 루네는 본 데뷔작 [압생트]를 통해 자신이 느낀 세상의 그늘들을 노래하고 있다. 이 그늘로 모여들 사람들이 수많은 대중이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매혹되면 그 어디에서도 얻기 힘든 깊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보너스도 있다. 적어도 이 그늘 아래에서, 시간은 더딘 속도로 낮게 포복한다. 마치 루네의 음악처럼. [압생트]는 우리가 루네라는 싱어 송라이터의 음악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게 거의 없을 정로 훌륭한 데뷔작이다.